가수로 변신한 정인영 아나운서, 이솔이X정인영 [전보] 원고의 나열


일단 조합이 흥미롭다.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과에 수석 입학했으며 2008년 첫 EP, 2009년 정규 1집 [스물아홉] 등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이솔이와 '스포츠 여신'으로 불린 아나운서 정인영이 만났다. 유명 방송인과 그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디 뮤지션이 뭉친 사실부터가 신기하다.

둘이 음반을 만들게 된 계기는 종교였다. 이솔이와 정인영은 같은 성당에서 성가대로 활동하며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 왔다. 또한 이솔이는 재즈 유학을 다녀왔고 정인영 역시 평소에 재즈를 좋아해 음악적 코드도 일치해 의기투합하게 됐다. (이솔이는 자신의 솔로 작품들에서 우울하고 그로테스크한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인영의 관심사가 그쪽이 아닌 것이 다행이다.)

애호하는 장르에 맞춰 둘은 재즈를 선택했다. 단순한 호기가 아니다. 기타리스트 오정수, 피아니스트 비안, 드러머 김영진 등 국내에서 알아주는 재즈 명연주자들이 지원하며 2013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재즈 음반' 부문을 수상한 베이스 연주자 이원술이 편곡과 프로듀싱에 소매를 걷고 도움을 줬다. 덕분에 어느 정도 수준이 담보된다.

그럼에도 이들의 음반 [전보]는 여느 재즈 작품처럼 까다롭지는 않다. 편곡은 재즈지만 큰 골격은 여성스러운 팝, 포크인 까닭이다. 또한 전 곡 작사를 담당한 정인영의 노랫말이 일상적이어서 음악은 한층 가볍게 느껴진다. 팝과 재지(jazzy)함, 발랄함이 골고루 버무려진 앨범이다. 생뚱맞은 조합치고는 결과물이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