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천해야 사는 여자들 원고의 나열


이제는 제법 알아주는 스타가 됐다. 2014년 '마리오네트' 때 살을 훤히 드러내는 파격적인 의상, 자위행위를 방불케 하는 선정적인 안무, 자극성 강한 뮤직비디오로 스텔라는 대중과 매체의 이목을 접수했다. 지난해 발표한 '떨려요'도 같은 특징을 앞세워 큰 관심을 이끌어 냈다. 그녀들은 2011년 데뷔 이후 2년 반 만에 비로소 열띤 반응을 맛봤다.

인지도 상승을 경험한 뒤로도 주춤한 적은 있었다. 각각 2014년과 2015년에 낸 '마스크', '멍청이'는 '마리오네트'와 달리 대중의 호응이 시들했다. 작년 여름 '떨려요'로 반등에 성공한 스텔라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와 '멍청이'의 실패 원인을 섹시 퍼포먼스의 부재로 분석했다.


상승세를 이어 가는가 했지만 최근 낸 EP와 신곡 '찔려'에 대한 관심은 미지근하다. 속옷이 비치는 얇은 소재의 상의와 팬티나 다름없는 핫팬츠를 무대 의상으로 택해 여전히 야한 모습을 보이는데도 대대적인 인기는 따르지 않는 상황이다. 어렵사리 획득한 사람들의 눈길이 또다시 흩어지고 있다.


노래는 나쁘지 않다. 사뿐사뿐하게 내딛는 듯한 신시사이저로 가벼운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후렴에서는 브라스를 넣어 경쾌함을 도모한다. 래핑("뜨끔해 따끔해 내가 니가")이 리드하는 브리지에서는 펑크(funk) 스타일의 기타 리프를 실어 세련된 변주를 행한다. 후렴에 들어가기 전 등장하는 음형을 왜곡한 짤막한 루프는 노래를 밝게 만드는 포인트가 된다. 산만하지 않고 적당히 흥겨운 팝이다.

이번 EP에 수록된 다른 노래들도 '찔려'와 비슷한 수준으로 말쑥하다. 'Insomnia'는 순한 일렉트로팝 뼈대에 "보여", "좀 더" 등의 가사 반복으로 은은하게 중독성을 낸다. 'Love Spell'은 잘 들리는 스캣이 매력적이고 '신데렐라'는 둔중한 베이스라인과 다소 우울한 멜로디가 서로 보완하며 이채로움을 빚는다. 앨범은 편안하고 그럭저럭 달콤하다.

스텔라를 더욱 저속하게 보이도록 한 '떨려요'는 곡만큼은 준수하다.


EP에는 '떨려요'도 실려 있다. 현악기와 관악기가 공존하는 뉴 디스코풍의 반주가 무척 산뜻한 곡이다. 리듬과 템포를 동시에 전환하는 브리지로 노래는 긴장감과 강한 폭발력을 한꺼번에 전달한다. 높은 수위의 뮤직비디오, 안무 등 외적인 요소가 많이 부각되긴 했으나 '2015년 최고의 댄스곡' 리스트에 들어도 손색없을 만큼 구성이 탄탄하다.

구원자는 정녕 섹시 콘셉트밖에 없단 말인가?
노래들은 분명 보통은 한다. 하지만 신작에 대한 이야기는 영 뜨겁지 않다. 이번 역시 '마리오네트', '떨려요' 활동 때와 같이 자극적인 의상을 입었음에도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전에 했던 본인들의 자평을 빌리자면 '온전한' 섹시 콘셉트가 아니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찔려'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그렇다고 스텔라가 야함을 완전히 단념한 것은 아니다. 15세 이상 관람 가능 등급을 받은 '찔려' 뮤직비디오는 부단히 여성의 몸에 몰두한다. 카메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멤버들의 다리와 허벅지, 은밀한 부위를 훑는다. 과감하게 육정의 몸짓을 취하는 편은 아니지만 카메라 앵글과 액션으로 섹스어필의 기조를 따른다.

이런 모습은 한편으로 측은함을 자아낸다. 자신들을 유명하게 해 준 선정과 자극의 인자를 어떻게 해서든 조금이라도 가져가려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천한 이미지를 떼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스텔라에게 섹시 콘셉트란 양날의 검인 셈이다.

스텔라는 뮤직비디오에 19세 미만 시청 불가 표시가 붙을 때, 의상이 최대한 얇고 짧을 때, 안무에 성행위의 모션을 들였을 때,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만족될 때만 화제가 됐다. 아무리 노래가 듣기에 좋아도 이것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목받지 못했다.

가엾다. 스텔라에게 음악은 본질이 아니라 활동을 위한 촉매가 돼 버렸다. 대부분 아이돌 그룹이 그렇지만 스텔라는 더 심하다. 신곡, EP에 대한 덜한 관심 때문에 스텔라는 다음에 또 노골적인 표현들을 두르고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격렬한 섹스어필이 견인차이면서 족쇄가 된 그녀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궁금하다.

NC소프트 웹진 BUFF http://buff.plaync.com/?id=1002


덧글

  • 동사서독 2016/02/02 20:32 #

    구하라 수지 빅토리아 써니 나르샤 김신영 노주현 등이 출연했던 청춘불패란 KBS2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기도 했던 '김소리'란 여가수가 선정적인 뮤직비디오(듀얼라이프, 비키니)를 내세웠다가 청춘불패로 인해 그나마 생겼던 팬들마저 다 떨어져 나갔던 일이 생각나네요. 청춘불패 때문에 김소리 해외팬이 생겨났었는데... 2002 월드컵 때 반짝스타가 된 뒤 중국으로 건너가서 자기 몫 해내고 있는 미나처럼 김소리도 그렇게라도 크지 않을까 싶었지만... 곡도 시원찮고 뮤직비디오도 선정성 쪽으로 흘러가니 그냥 그걸로 끝나버리더군요.
  • 홍차도둑 2016/02/02 23:07 #

    직접 만나보기도 해서 참 참한 처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이번 음반에서도 보면 Love Spell이 듣기 편하다 외에는 큰 장점이 안보입니다. 그저그런 상황이랄까요...이친구들은 그야말로 천하게 벗어야 뜨는 친구들 같습니다.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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