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듀오 풋풋의 [달달 프로젝트] 원고의 나열

지난 1월 여성 듀오 풋풋이 열두 번째 기획 싱글 '두근두근'을 출시했다. 이들은 작년 2월부터 [달달 프로젝트]라는 타이틀로 매달 한 편씩 노래를 공개해 왔다. 근면하게 선보인 작업들은 차곡차곡 쌓여 어느덧 1년의 궤적이 생성됐다. 정규 음반에 10여 편의 노래가 수록되는 것이 일반적이니 어엿한 정규 앨범 하나가 완성된 셈이다. 본인들도 이 과정을 뿌듯하게 느낄 듯하다.

표준어는 아니지만 요 근래 달콤하다는 뜻으로 흔히 쓰이는 단어 '달달'이 암시하듯 이 시리즈의 노래들은 하나같이 아기자기하고 포근한 대기를 띤다. 덕분에 누구나 부담스럽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일관된 콘셉트의 연작에 들어가기 1년 전에 발표한 데뷔곡 '새내기쏭'도 그룹 이름에 걸맞게 싱그러움을 한껏 발산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룹은 특별히 어긋남 없이 통일된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많은 이가 공감할 만한 노랫말은 프로젝트의 특징과 방향성을 구체화했다. 풋풋은 시작부터 내내 일상적인 이야기를 수집해 들려줬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 뒤 언제 고백할까 고민하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할 말이 있어', 매일 아침 버스 정류장에서 보던 호감 가는 이성이 안 보이자 궁금해하는 '사람을 찾습니다', 소개팅한 사람과 만남을 거듭하면서 점점 설레는 심정을 묘사한 '안녕하세요' 등 대부분 노래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상황을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예쁘장한 어휘로 작성한 보편적 사랑 얘기가 달보드레한 맛과 대중성을 배가한다.

연애담만 공감 지수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 '괜찮아 잠깐'은 사회가 무리하게 요구하는 기준에 무력감을 느낄 청춘들을 위한 위로가 되며, '엄마'는 부모님과 마음의 거리를 둔 자녀들이 부모님을 이해하고 살갑게 다가가도록 해 주는 나지막한 독려가 된다. '올해야 안녕'은 연말만 되면 아쉬움과 지난날들을 허투루 보낸 것 같은 생각에 의기소침해지는 보통 사람들을 향한 맞춤형 응원이다. 이렇듯 풋풋은 일상생활에서 포착되는 공통된 고민을 들여와 청취자와의 소통을 꾀한다.

음악적인 요소도 당도와 친숙성을 나타내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버스커 버스커의 전국 투어 콘서트에 선 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풋풋은 대체로 어쿠스틱 기타나 건반을 메인으로 하는 수더분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간다', '사람을 찾습니다', '퇴근길' 등에서는 전자음악의 성분을 취하기도 하지만 과하지 않고 적당히 발랄하다. 멜로디도 말끔하고 두 멤버 윤상미, 채지연의 보컬 또한 화사해서 듣기가 즐겁다.

풋풋의 [달달 프로젝트]는 그들만의 성과를 넘어 음원 시장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트렌드도 일러 줬다. 2010년 윤종신으로부터 시작된 이와 같은 월간 음원 발매 패턴이 원효로 1가 13-25의 [월세 재계약 프로젝트], 수상한 커튼의 [수상한 커튼의 일 년], 풋풋의 [달달 프로젝트] 등으로 퍼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제작과 홍보에 큰돈을 투자하기 어려운 인디 뮤지션들에게 이와 같은 방식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풋풋이 계획한 이 프로젝트는 열두 번째 싱글로 마무리됐다. 한 걸음, 한 걸음 차분히 내딛으면서 자신들의 지향과 매력을 잘 전달했다. 하지만 이들보다 먼저 데뷔한 여성 듀오들과 명확히 구분되는 독자성이 부족한 점은 한계로 남는다. 또 다른 시리즈에서 이 부분을 보완한다면 더욱 특별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듯하다. 물론 1년 동안 발표한 노래들도 충분히 좋다.

(한동윤)
2016.02.23ㅣ주간경향 11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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