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스팝의 효시, 김완선 - 리듬 속의 그 춤을 원고의 나열



엄정화, 이효리, 손담비 등등 '댄싱 퀸'이라는 호칭을 얻은 가수가 여럿 있지만, 누가 뭐래도 원조, 최초는 김완선이 아닐까 싶다.

1985년 인순이의 백업 댄싱 팀 리듬터치로 연예계에 입문한 김완선은 1986년 '오늘 밤'을 발표하자마자 단번에 인기 가수가 됐다. '오늘 밤'은 산울림의 김창훈이 만들었는데 노래 자체도 어딘지 모르게 섹시하고, 그 당시 여가수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현란한 춤 때문에 돋보였다. 무엇보다도 뇌쇄적인 눈빛은 수많은 남성을 홀린 최고의 무기였다. 음악, 춤, 표정 연기, 의상 등 요소, 요소가 특별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돼서 김완선에게는 '한국의 마돈나'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1집에 이어 1987년에 발표한 2집도 김창훈이 모든 노래를 작사, 작곡했다. 타이틀곡 '나 홀로 뜰 앞에서'로 인기를 이어 가던 중에 수록곡 중 '충격'이라는 노래를 빼고 신중현이 작사, 작곡한 '리듬 속의 그 춤을'을 수록한 다른 버전의 앨범이 나왔다. 그래서 '리듬 속의 그 춤을'이 후속곡이 됐는데 이 노래가 '충격'이라는 노래를 밀어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그동안 가요에 신시사이저를 쓴 곡이 많았지만 이렇게 전면에 내세운 곡은 '리듬 속의 그 춤을'이 처음. 1980년대에 팝 음악에서는 신스팝이 크게 유행했는데 '리듬 속의 그 춤을'이 한국 신스팝의 효시가 된 셈이다.

가사도 굉장히 참신했다. "현대 음율 속에서", "리듬을 춰 줘요" 같은 표현은 추상적이고 은유적이어서 가사를 곱씹어 보게 만들었다. '최신 유행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에 반했다. 계속 그 모습을 보여 달라' 이런 내용을 세련된 반주에다 식상하지 않게 풀어내서 무척 멋있게 느껴졌다. 또 간주는 전기기타 연주를 넣어서 록 음악 같은 모습을 띠었다. (손담비의 2009년 히트곡 '토요일 밤에'가 '리듬 속의 그 춤을'을 포맷을 그대로 답습했다)

신중현이 이 노래를 만들 때 나이가 48세였다. 감각적인 표현이 적지 않은 나이를 무색하게 한다. 김완선도 훌륭했지만 거장이 달리 거장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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