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돌아온 마성의 사내 맥스웰(Maxwell) 원고의 나열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R&B 마니아들의 열띤 환호와 매체의 예찬을 모두 획득한 명작 [Maxwell's Urban Hang Suite]도 따라서 어느덧 약관의 나이가 됐다. 열일곱 살 때 친구한테서 얻은 저가의 신시사이저를 갖고 작곡을 시작한 Maxwell은 그로부터 약 2년 동안 300편 넘는 노래를 만들며 음반 취입을 준비했다. 다시 다년간의 세공을 거친 뒤 1996년 첫 앨범을 세상에 내보였다. 그리고 이 앨범은 음악계에 역사적인 작품으로 남았다.

1990년대 초반 노래를 만들면서 뉴욕의 클럽에서 공연할 때부터 범상치 않은 인물이 출현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Maxwell의 공연을 본 음악팬들이나 업계 관계자들은 그가 걸출한 뮤지션임을 인지했다. 멜로디와 연주, 청각 신경을 유혹하는 가창,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았던 [Maxwell's Urban Hang Suite]는 Maxwell에 대한 소문이 과장이 아님을 분명히 증명했다.


네오 소울의 기폭제가 된 [Maxwell's Urban Hang Suite]
1980년대 밴드 형식의 R&B에 심취했던 Maxwell은 그러한 라이브 느낌을 부각하는 데 노력했다. 기타리스트 Wah Wah Watson, 키보디스트 Amp Fiddler, 영국 밴드 Sade에서 활동했던 전방위 연주자 Stuart Matthewman 등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의 연주는 현장감을 부여한다. 여기에 적절히 첨가된 관현악기가 푸근한 맛을 보조한다. 자연스러움과 농밀함을 갖춘 사운드는 Stevie Wonder나 Prince의 곡을 연상케 했고, 녹신녹신하면서도 섬세한 보컬은 Marvin Gaye와 유사했다. Maxwell의 음악은 과거에 나왔던 소울의 복원이나 다름없었다.

앨범은 시작부터 귀를 사로잡는다. 펑크(Funk), 소울, 재즈를 녹여낸 'The Urban Theme'은 살랑거리는 그루브로 고혹적인 자태를 뽐낸다. 흑인음악계 명인 Leon Ware가 공동으로 작곡했으며 영화 "러브 존스"의 사운드트랙에도 쓰인 'Sumthin' Sumthin''과 빌보드 싱글 차트 36위에 오른 'Ascension (Don't Ever Wonder)'는 한층 밝은 톤으로 고풍스러움을 전시한다.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가성이 관능적인 분위기를 배가하는 '...Til The Cops Come Knockin'', 어쿠스틱 기타와 말끔한 보컬이 청명함을 극대화하는 'Whenever Wherever Whatever'도 막강한 흡인력을 낸다.

Maxwell보다 1년 먼저 D'Angelo가 [Brown Sugar]로 엇비슷한 향을 풍겼다. 1997년에 출시된 Erykah Badu의 데뷔 앨범 [Baduizm]도 정서가 흡사했다. 세 작품 모두 실제 연주와 은은한 분위기의 연출에 초점을 뒀다. 1990년대 후반 음반 제작자 Kedar Massenburg가 이들을 두고 "네오 소울(Neo Soul)"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장르의 명칭이 통용되기에 이른다. 일련의 배경으로 [Maxwell's Urban Hang Suite]는 D'Angelo, Erykah Badu의 앨범들과 함께 네오 소울의 생성과 확산을 이끈 대표 작품으로 평가된다.

앨범을 제작한 콜럼비아 레코드(Columbia Records)는 사실 [Maxwell's Urban Hang Suite]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모든 작업은 1995년에 완료됐음에도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1년 가까이 발매를 미뤄 왔다. 더욱이 당시 주류 시장에서는 강한 비트를 앞세운 힙합 소울이 득세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Maxwell의 노래들은 덜 감각적이었고 구식으로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Maxwell's Urban Hang Suite]는 이듬해 미국 내에서 100만 장 넘는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제 한 장의 앨범을 낸 가수에게 1997년 MTV가 콘서트 무대를 제공한 사실로도 Maxwell의 높은 인기는 실감된다.


히트의 연속, 그러나 어느 순간 일어난 휴면
이후 Maxwell은 [Embrya], [Now] 등의 앨범을 선보임으로써 네오 소울의 중핵으로 성장한다. Eddie Murphy 주연의 1999년 영화 "라이프"에 삽입된 'Fortunate', [Now]에 실린 'Lifetime' 같은 노래들로 빌보드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2002년부터 시작된 휴지기는 야금야금 계속해서 세월을 늘려 갔다. 새 앨범을 만드는 중이라는 소식은 잊을 만하면 들려 왔으나 매번 결과물 없는 메아리로 그칠 뿐이었다.

기나긴 침묵은 2009년이 돼서야 끝났다. 8년 만에 공개된 4집 [BLACKsummers'night]로 팬들의 원성은 진정됐다. 1분이 넘는 후반 연주로 여운을 더하는 'Pretty Wings', 관악기가 재지(Jazzy)한 느낌을 제공하는 'Bad Habits' 등 수록곡들은 전과 다름없이 편안하고 준수했다. 전자음을 장착한 R&B가 넘쳐 나던 때에 Maxwell의 신보는 대안적 쉼터가 됐다. 또한 이 앨범을 시작으로 1년 단위로 3부작을 출시하겠다고 해서 팬들의 반가움은 무척 컸다. 그러나 그의 원대한 공언은 이듬해 거짓으로 판명된다. 그 다음해에도 원래의 계획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 후로 7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건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게으름뱅이 7년 만에 신곡을 내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한없이 멀어지던 차에 정적은 갑자기 깨졌다. Maxwell은 3월 초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곡 'Lake By The Ocean'의 10초짜리 음원을 선보였다. 게으름과 뻥의 전적이 워낙 화려한 탓에 이때까지만 해도 많은 이가 의심의 시선을 쉽게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약 한 달 뒤인 지난 8일 노래의 원본을 리릭 비디오(Lyric Video)와 함께 공개함으로써 복귀가 허위가 아님이 증명됐다. 수수한 사운드와 정감 넘치는 목소리 그대로 돌아왔다. 다만 가성이 전성기에 비해 현저히 탁해진 것이 아쉽다. 이 결점은 그도 나이가 들었음을 받아들이게 한다.

데뷔 20주년이라고 어떤 책임감이라도 느낀 건지 모르겠다. 배경이 어찌 됐든 장기간 봉인됐던 시리즈가 마침내 속개될 예정이다. 신작 [blackSUMMERS'night]의 발매일도 7월 1일로 확정했다. 물론 그에게 한두 번 속은 게 아니기에 온전히 믿지는 못한다. 2012년 내한공연을 한 달 앞둔 상태에서 기획사의 내부 사정 때문이라는 두루뭉술한 이유를 대며 돌연 공연을 취소한 선례도 있다. 이 같은 사정들로 국내 팬들에게는 그의 컴백이 더욱 기쁘게 다가올 듯하다. 7월을 기다려지게 만드는 마성의 남자 Maxwell이 드디어 돌아왔다.

멜론-뮤직스토리-이슈포커스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3457&startIndex=0


덧글

  • 오호 2016/04/19 16:24 # 삭제

    혹시 저번에 나왔던 앨번 제목이랑 이번에 나올 정규앨범이랑 제목이 같은건가요?
  • 한동윤 2016/04/19 17:20 #

    아마도 같을 거예요. 3부작을 하기로 했으니까요~ 제목은 같고 블랙-서머스-나이트 각 단어가 볼드체로 바뀌는 방식입니다.
  • 초코우유 2016/04/20 15:39 # 삭제

    영화시리즈도 그렇고 3이라는 숫자가 주는게 특별한가 보네요 ~
    뜬금없지만 아바타는 4부작으로 기획했다는데
  • 한동윤 2016/04/20 16:19 #

    3은 거의 만국 공통이죠~
    지금까지 2부가 안 나오는 걸로 봐서 아바타는 20년은 걸려야 끝을 보겠군요~
  • 초코우유 2016/04/20 17:04 # 삭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아바타’ 후속작 4편을 모두 동시 촬영하겠다고 밝혔다.
    .. 중략...

    ‘아바타2’는 2018년 12월 15일 개봉한다. ‘아바타3’는 2020년, ‘아바타4’는 2022년, ‘아바타5’는 2023년 관객을 찾는다.

    2023년에 끝난다고 하면 빨라도 이 때 끝난다는 것 같네요 ~
  • 한동윤 2016/04/21 16:04 #

    이건 뭐 거의 정부에서 하는 장기 사업 같은 느낌이네요;
  • 2016/06/02 13:41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한동윤 2016/06/02 14:27 #

    페스티벌 가시는군요~ 멋진 공연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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