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정새난슬이 지난해 11월 EP [클랩함 정션으로 가는 길]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웬 앨범? 대개 다른 직업이 있던 사람이 음반을 내는 경우 이벤트성의 장난스러운, 작품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노래를 선보이는 일이 많았기에 아무 기대 없이 들었다. 하지만 음악을 듣는 순간 그 선입견은 싹 사라졌다. 자기만의 표현이 있고 수수하면서도 진지했다. 또한 직접 작사, 작곡을 했다. 공동 편곡자로는 정태춘이 적혀 있었다. 정새난슬은 한국 대중음악에 큰 족적을 남긴 정태춘, 박은옥의 딸이라고 한다.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을 다시 깨닫는다.
정새난슬은 이달 첫 번째 정규 앨범 [다 큰 여자]와 같은 제목의 에세이를 발표했다. 열한 곡으로 구성된 앨범에는 EP에서 선보였던 다섯 곡이 그대로 실려 EP의 확장판 같다. 포크가 중심이지만 편곡이 심심하지 않다. '올해의 앨범' 후보로 밀고 싶을 정도로 느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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