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호화로울 [케이K팝스타6], 지난 시즌 총정리 원고의 나열


이달 20일 스타를 발굴하는 성대한 여정이 또 한 번 펼쳐진다. 대한민국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인 SBS의 "K팝 스타"가 여섯 번째 출항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2011년 시작해 이하이, 악동뮤지션, 버나드 박, 이진아 등 걸출한 뮤지션들을 소개하며 명실상부한 스타의 산실로 자리매김한 터라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뜨겁다. 새로운 시즌의 개막을 앞두고 지난 시즌의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면 흥미로움은 한층 배가될 듯하다. 더불어 조금은 달라진 면면을 확인하면서 변함없이 호화로울 "K팝 스타"를 미리 만나본다.

시즌 1 | 저력을 과시한 소녀들의 각축장
Mnet의 "슈퍼스타K", MBC의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에 이어 SBS도 "K팝 스타"를 출범하며 오디션 열풍을 일으켰다. 두 프로그램보다 늦게 발걸음을 뗐지만 사실 시기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대한민국에 은둔하는 고수는 많기 때문이다. 가요계를 삼분하다시피 하는 대형 레이블 SM, YG, JYP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는 사실도 대중의 이목을 끌었지만 발군의 기량을 지닌 예비 가수들이 그득했기에 많은 시청자를 불러들일 수 있었다.


열네 살 소녀 박지민은 마치 홀로 단상에 올라선 것처럼 뛰어난 실력자들 사이에서도 돋보였다. Beyonce의 'Irreplaceable'을 부른 첫 출연부터 대박이었다. Beyonce를 SBS 스튜디오로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출중한 가창력을 과시했다. 심사위원들은 호평을 아끼지 않았고 이 무대를 눈으로 확인한 많은 이가 박지민의 우승을 점쳤다.

박지민은 그 뒤 Adele의 'Rolling In The Deep'을 맛깔나게 부르며 막강 우승 후보로 쐐기를 박는다. 허스키하게 음성을 바꾸는 감각도 좋았고 저음과 고음을 부족함 없이 소화하는 능력도 단연 빛났다. 노래를 부르는 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외국인들도 SNS에 박지민의 실력에 대해 감탄하는 글을 올리기 바빴다. 이 영상은 CNN에까지 소개되는 진귀한 일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배우 진지희의 어린 시절을 닮은 귀여운 외모와 대조를 이루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박지민은 음악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아깝게 우승은 놓쳤지만 이하이 또한 "K팝 스타"를 통해 차세대 특급 보컬리스트의 자리를 예약했다. 풍부한 성량, 중후한 음색, 장르를 가리지 않는 너른 표현력으로 준비된 가수임을 보여 줬다. 특히 탄탄한 중저음은 소울 장르를 부를 때 진가를 발휘한다. 박지민과 함께 이하이는 Adele의 'Rolling In The Deep'을 국민 팝송으로 만들었다.

시즌 2 |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한 슈퍼 남매
첫 번째 시즌이 많은 인기를 얻은 덕에 두 번째 시즌은 전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 나갔다. 박지민, 이하이, 백아연 등 당장 데뷔해도 손색이 없을 특출한 보컬리스트들을 배출한 터라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또한 두 번째 시즌은 YouU(송하예, 전민주, 이미림, 박소연, 손유지), 라쿤보이즈(김민석, 맥케이 김, 브라이언 신) 등 개인으로 참가했던 이들이 경연을 거치며 팀을 결성하는 변화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들은 개개인의 부족함을 채우고 장점을 보강하면서 멋진 공연을 선보였다.


괜찮은 상승효과를 발휘하긴 했어도 프로그램을 통해 급하게 조직된 팀은 어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남매 그룹 악동뮤지션은 피와 정, 같이 노래를 부른 긴 경험으로 꿀리지 않는 견고함을 내보였다. 오빠 이찬혁의 능숙한 기타 연주와 든든한 백업, 동생 이수현의 담백함과 요염함이 공존하는 이채로운 보컬은 감히 넘보기 어려운 그들만의 탄탄한 개성이었다.

악동뮤지션은 매번 자작곡을 불러 대중과 매체의 큰 관심을 끌었다. 그저 그런 노래였다면 이만 한 주목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첫 출연 때 부른 '다리 꼬지 마'를 비롯해 '매력 있어', '라면인 건가', 'Crescendo (크레셴도)' 등에서 다양한 소재와 편안한 화법, 뻔하지 않은 선율을 뽐냈다. "천재"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이찬혁의 작사, 작곡 능력은 탁월하고 특별하다.

악동뮤지션이 맹위를 떨치는 중에 만 10세의 소년 방예담이 풋풋함과 준수한 가창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Michael Jackson의 어린 시절을 연상시킨다면서 방예담을 극찬하곤 했다. 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싱어와 래퍼 체제로 독자성을 나타낸 듀오 이천원, 가창력으로는 단연 으뜸이었던 앤드류 최도 기억에 남는 출연자들이다.

시즌 3 | 재미교포 청년들의 금의환향
계속되는 실력파들의 출연 덕에 "K팝 스타"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하며 인기 프로그램으로 지위를 고수한다. 세 번째 시즌부터는 그동안 SM 엔터테인먼트의 사절로 나섰던 보아가 빠지고 안테나 뮤직의 공동 대표인 유희열이 심사위원으로 합류해 분위기를 새롭게 환기했다. 기존 심사위원 세 명의 음악적 근간은 모두 댄스음악, 흑인음악이었다. 하지만 팝을 주종목으로 하는 유희열의 참여는 혹시 모를 편향을 잡아 주는 역할을 했다. 또한 그의 재치 있는 입담은 경연장의 경직된 기운을 한결 부드럽게 만들었다.

세 번째 시즌은 비슷한 나이의 10대 소녀들이 우승과 준우승을 따낸 첫 번째 시즌을 연상시킨다. 1위와 2위를 이번에는 재미교포 남성 둘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우승 트로피를 가져간 버나드 박은 부드러운 음색과 차분하면서도 힘 있는 가창으로 초반부터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흑인음악의 느낌도 살짝 보유해 음의 굴곡을 멋지게 연출해 보였다. Michael Buble의 'Home', Richard Marx의 'Right Here Waiting'을 부른 무대는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2014년 첫 번째 EP를 출시했을 때만 해도 버나드 박은 한국어 발음이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발표한 노래들을 들으면 발음이 일취월장했음을 느끼게 된다. 어설픈 발음이 감정 몰입을 조금 저해했으나 이제는 그의 목소리에 아무 걸림 없이 푹 빠질 수 있을 듯하다.

버나드 박과 한 팀으로 공연을 펼치기도 했던 준우승자 샘김은 소울풀한 보컬에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동시에 선보임으로써 특별함을 확보했다. 원곡의 펑키함은 유지하면서 마이너풍으로 변화를 준 'Honey', 본인만의 수수한 감성을 한껏 표출한 'Englishman In New York'은 세 번째 시즌 중 손에 꼽히는 무대라고 할 만하다. 안테나 뮤직에 들어간 그는 올해 봄 발표한 데뷔 EP를 통해 재능 충만한 싱어송라이터, 기타리스트임을 선전했다.

안정적이고도 섬세한 보컬로 3위를 차지한 권진아 또한 순위로 증명되듯 세 번째 시즌에서 돋보이는 참가자였다. 가창력과 유려한 하모니가 일품이었던 여고생 트리오 짜리몽땅, 매 라운드 독창적인 해석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한 혼성 듀오 알맹, "아메리칸 아이돌" Top 9에 들며 일찍이 실력을 인정받은 한희준도 인상적이었다.

시즌 4 | 뛰어난 보컬리스트와 개성파 싱어송라이터의 향연


흑인음악을 자양분으로 기량을 갈고 닦은 보컬리스트는 무척 많다. "K팝 스타"를 통해서도 그 무리에 속하는 예비 가수가 다수 소개됐다. 스타일이나 실력이 다들 엇비슷해 보이지만 네 번째 시즌의 우승자 케이티 김은 확실히 남다른 면이 있었다. 갓 스물을 넘긴 어린 나이임에도 연륜이 묻어났다. 또한 찐득하면서도 강한 탄성의 그루브, 탁하면서도 시원시원한 울림으로 야누스 같은 매력을 자랑했다. '니가 있어야 할 곳'은 산뜻함의 극치였고, Amy Winehouse를 커버한 'Rehab'은 망자의 숨결을 다시 마주하는 듯했다. 그녀에게 우승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다.


승리의 왕관은 케이티 김이 썼지만 인지도는 정승환의 차지였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관하지만 노래할 때에는 누구보다 촉촉한 감성을 표출한 정승환은 본선에서 김조한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를 불러 어마어마한 관심을 얻었다. 방송 직후 공개된 음원은 음원사이트들을 휩쓸었다. 이후 박윤하와 함께 부른 이현우의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역시 불티나게 팔렸다. 정식 데뷔도 하기 전에 "음원 강자"라는 면류관을 얻게 됐다. 애절함과 담담함의 비율을 적당히 맞춰 전달하는 지혜로운 가창은 그를 발라드의 기대주로 등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오래 생존하려면 뭐니 뭐니 해도 가창력이 좋아야 한다. 성량이 풍부하고 고음을 무리 없이 소화해야 한다. 이진아는 이 기본 자격을 전혀 만족하지 못함에도 네 번째 시즌 준결승전까지 살아남았다.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역사에 길이 기억될 희귀한 인물이다.

금방 깨질 것 같은 여린 목소리, 좁은 음역의 단점을 지녔지만 그녀는 보편성에서 벗어난 자기만의 음악 세계로 존재감을 높였다. 약점은 참신한 선율과 독창적인 노랫말로 상쇄했다. 가창력이 달리는 사람이라도 개성과 음악성이 받쳐 준다면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음을 이진아가 알려 줬다.

시즌 5 | 처음부터 끝까지 여인 천하


다섯 번째 시즌 역시 R&B를 추구하는 보컬리스트가 강세를 보였다. 그중 미국 시카고에서 건너온 이수정이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Alicia Keys의 'Fallin''을 부를 때 이미 많은 시청자가 우승을 예감했을 만큼 그녀는 확실히 남달랐다. 매 공연에서 탁월한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 표현은 빛을 발했다.


어찌 보면 이수정보다 준우승을 차지한 안예은이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않았나 싶다. 미션으로 정해진 노래 빼고는 모든 라운드를 자작곡으로 소화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특색은 단순히 싱어송라이터라는 사항에 그치지 않는다. 소울, 그로테크스크한 팝, 뮤지컬풍의 곡 등으로 다채로운 형식을 아우른다. 더불어 풍부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참신한 노랫말을 써서 귀를 기울이게 한다. 초반에는 그녀의 출연 분량이 거의 편집돼 배경이나 다름없는 수준이었지만 결국 비범한 음악성으로 준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비록 Top 6에 오르는 데 그쳤지만 유제이도 눈에 띄는 참가자였다. Billy Joel의 'New York State Of Mind', 임재범의 '고해', 김조한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 등을 부르며 유제이는 성숙한 느낌을 물씬 풍겼다. 선곡한 노래가 지닌 정서를 잘 이해하고 온전하게 전달한 덕분이다. 음을 정확하게 뱉어 내면서도 유연하게 굴곡을 나타낼 줄 아는 재능이 있는 가수다.

다섯 번째 시즌은 실로 여자들의 세상이었다. Top 10 진출자 중 남자는 정진우 한 명에 불과했다. "K팝 스타" 세 번째 시즌에 출전했던 그는 재도전한 이번 시즌에서 '위성', '유복하게 살았는데' 등의 자작곡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 줬다. 트렌디한 R&B로 음악 성향을 드러내는 가운데 흔하지 않은 어휘로 독창성을 뽐냈다.

시즌 6 | 실력, 다채로움 모두 업그레이드
제작진은 이번이 마지막 시즌임을 예고했다. 그래서 "더 라스트 찬스"라는 부제도 붙였다. 특별히 매단 간판은 더 많은 이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미였다. 이전까지는 일반인, 아마추어로 참가 자격을 제한했지만 이번에는 기획사에 속한 연습생, 데뷔 경험이 있는 기성 가수들도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참가자들의 수준이 확 올라갈 듯하다. 아이돌 지망생, 무대 유경험자들의 출연으로 시각적인 재미도 풍성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에는 방송 시간이 달라진다. 지난 시즌은 "런닝맨" 뒤에 편성돼 일요일 저녁에 전파를 탔지만 마지막 시즌은 더 늦은 일요일 밤 9시 15분부터 시작된다. 제작진은 "시청자의 취향과 연령에 따라 달라진 주말 생활 패턴을 반영, 차별화 편성을 했다."고 변경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우승자에 대한 지원 방식도 바뀐다. 우승자는 YG, JYP, 안테나 뮤직 세 레이블 중에서 본인이 선호하는 곳을 선택해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 레이블이 함께 우승자의 데뷔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레이블마다 색깔이 다 다르기에 우승자가 어떤 스타일로 정식 데뷔를 하게 될지 벌써 궁금하다.

세 명의 심사위원은 제작 발표회에서 탁월한 실력을 지닌 이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귀띔했다. 또한 보컬 중심의 가수, 직접 곡을 쓰는 싱어송라이터,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연주자들이 골고루 나왔다고 한다. 이번 "K팝 스타"는 전과 마찬가지로 눈과 귀를 만족하는 다채롭고 화려한 경연장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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