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힙합으로의 변신, 제이콜(J. Cole) [4 Your Eyez Only] 원고의 나열


한 뮤지션의 활동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작품에서 드러나는 변화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고민을 감지하게 해 준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자질도 가늠된다.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음악인이 앞으로 어떻게, 얼마나 성장할지 가능성과 잠재력을 상상하게끔 만든다. 작은 차이도 나름대로 의미 있지만 큰 폭으로 전과 달라진 모습을 선보일 경우에는 관찰하는 재미도 몇 배로 늘어난다. 데뷔 때부터 주시해 왔다면 마치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심정 같은 기분도 든다. 기본적으로 한 뮤지션의 활동을 눈여겨본다는 것은 그의 연대기를 함께 작성하는 듯한 행위로 다가온다. 설렘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실력이 좋은 인물일 경우에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초반부터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사람들의 관심이 풍성한 터라 기대감을 어떻게 잘 지켜 갈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하는 힙합 신의 대표적인 인물이 제이 콜(J. Cole)이 아닐까 하다. 그는 첫 믹스테이프를 낸 지 단 2년 만인 2009년 힙합의 거물 제이 지(Jay Z)의 노래('A Star Is Born')에 참여하는 대단한 이력을 작성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제이 지가 설립한 레이블 록 네이션(Roc Nation)의 아티스트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비슷한 시기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거장 탈립 콸리(Talib Kweli)와 하이-텍(Hi-Tek)의 듀오 리플렉션 이터널(Reflection Eternal)과도 작업했다. 처음부터 남다른 행보를 보인 제이 콜이기에 그의 활동은 많은 이의 눈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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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팬들의 기대가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 제이 콜은 2016년 네 번째 정규 앨범 [4 Your Eyez Only]를 출품한다. 신작은 전작들과 같은 듯 다르다. 트랩이 몇 년째 힙합의 인기 문법으로 군림하는 상황이지만 제이 콜은 느긋하고 유연한 비트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왔다. 이번에도 그런 지향은 유지되고 있으나 전작들보다 조금 더 부드럽다.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점도 변함없지만 다수의 곡을 동료 뮤지션들과 공동으로 프로듀스함으로써 전과 차이를 나타낸다. 재즈, 어쿠스틱 느낌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작곡과 연주의 모자란 부분을 동료 뮤지션의 도움을 받아 보완한 것이다. 'St. Tropez', 'Hello' 등에서 싱어의 포지션을 겸하기도 했던 그는 여기에서 더 적극적인 싱잉을 펼쳐 보컬리스트로서의 영역을 확장한다. 신보의 기조는 유사함 안에서의 섬세한 차별이라 할 만하다.

가사와 관련해서도 닮은 듯 다른 모습을 보인다. 중심 주제와 소재를 잡고 스토리를 풀어내는 방식은 과거와 같다. 유명인의 화려한 삶 대신 마음의 안정을 주는 집을 갈구하는 것을 플롯으로 삼았던 [2014 Forest Hills Drive]와 달리 이번에는 게토의 피폐한 현실 때문에 고향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억세게 삶을 이어 나가는 이의 모습을 그린다. 'For Whom the Bell Tolls'로 절망과 상실감을 뚜렷하게 드러낸 뒤 'Immortal'로는 마약상의 생활을 전달하고, 'Ville Mentality'에서는 마주하는 현실이 답답하고 싫증이 나서 도망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다. 그 와중에 'Deja Vu', 'Foldin Clothes', 'She's Mine Pt. 2' 등을 통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의 처지를 담는다. 이웃들이 제이 콜을 마약상으로 오해한 나머지 경찰에 신고했던 일화가 바탕이 된 'Neighbors'에서는 미국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인종차별을 건드리며 빈민가 흑인이 느끼는 고충을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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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
음반 해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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