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장칼국수랑 비빔면을 같이 끓여 먹으면? 소시민 밥상

배가 많이 고팠다. 라면 곳간을 열어 보니 태국라면 몇 개와 풀무원 육개장칼국수 두 개, 팔도 비빔면 두 개가 있었다. 개수를 확인한 순간 '이건 필시 신의 계시?'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두 종류를 같이 끓여 먹고 나머지 남은 두 개는 나중에 정상적으로 먹으라는 숫자로 생각됐다. (자기합리화에 의한 망상;)


아무튼 오늘 나의 배고픔을 달래 줄 라면들의 영정사진을 찍고.


면 투하~!! 뚱뚱이와 쫄쫄이의 동반 목욕. 물은 그냥 눈대중으로 넣었다. 끓이면서 조마조마했다.


수프도 넣는다. 둘 다 고추장이 들어간 수프를 쓰니 색깔에 이질감은 없었다. 그래, 너흰 언젠가 만날 운명이었던 거야! ㅠㅠ (라면 끓이면서 모노드라마도 찍을 수 있다;)


라면이 끓기 시작한다. 마치 지옥불이 끓는 듯하다. 살짝 무서웠다. "이래도 먹을 테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난 두렵지 않아. 이미 시작한 거 끝을 봐야지~!! (라면 끓이면서 찍는 두 번째 모노드라마, [용사여! 그 지옥불을 먹어 삼켜라!]) 


다 끓이고 나니 그림이 그리 나쁘진 않다. 그렇다면 과연 맛은?

소스맛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그냥 같은 라면 두 개 끓인 느낌이다. 대신 면발이 하나는 굵고 하나는 가늘어서 약간의 식감 차이가 있다는 것이 묘미. 그리고 육개장칼국수는 약간 느끼함이 드는데 기름기가 없는 비빔면의 소스가 그 느끼함을 잡아 주는 듯했다. 이것 때문에 나중에 비빔면을 국물 있는 상태로 고춧기름이나 참기름을 조금 넣어서 끓여 먹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불러서 밥을 말아먹지 않은 게 아쉬웠지만 맛은 무척 괜찮았다.

덧글

  • NaChIto LiBrE 2017/04/12 13:45 #

    제가 지금 외국에 있는데, 식모 아주머니가 현지인이라 한국어를 모르니, 비빔면과 비빔냉면, 그리고 짜파게티를 일반 라면 끓이듯 해서 먹으라고 준 적이 많습니다...

    저는 뜨거운 김을 타고 비빔면이나 비빔냉면의 신 맛이 올라오는 것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는데, 맛있게 드셨다니 감탄,,,입니다. 뭐, 싱거운 짜파게티보다는 이쪽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겠지만요,...
  • 한동윤 2017/04/12 15:19 #

    윽. 그것 참 곤란하겠네요. 아무래도 라면은 직접 끓여 드셔야 할 듯;
    의외로 신맛이 안 나더라구요. 육개장칼국수 수프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 루기아 2017/04/12 13:52 #

    전 짜파게티,스파게티,볶음짬뽕 섞은다음 참치캔 넣어서 먹었는데 엄청 괜찮더라구요 나중에 한번 해보시길
  • 한동윤 2017/04/12 15:20 #

    세 개를 다 같이 먹으려면 엄청 배가 고파야겠네요;;
    많이 굶주리고 도전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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