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원차트 장악이 일찍이 예약된 앨범이다. "무한도전"은 가요제 음원을 출시할 때마다 차트를 휩쓸며 지상파 최고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그렇지 않아도 막강한데 현시대 가장 뜨거운 장르인 힙합의 유명 인사가 대거 참여했으니 히트의 힘이 넘친다.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의 노래들은 예상에 어긋남 없이 여러 음원사이트의 차트 상위권을 가뿐히 접수했다.
앨범의 가치는 또 한 번 차트 돌풍을 일으킨 것에 그치지 않는다. 방송을 통해 보여 줬듯 우리나라의 역사와 위인들의 활동을 소재로 했다는 사항이 앨범을 더욱 빛나게 한다. 독도를 둘러싼 분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위안부 문제는 말끔히 해결되지 않았다. 아직도 진행 중인 오욕의 역사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곱씹고 환기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중대하고 고상한 업무를 했다는 것이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의 핵심 실적이다.
내용 외에 음악적인 면도 괜찮다. "무한도전" 멤버들의 퍼포먼스는 다소 빈약할 수밖에 없지만 이 부족함은 전문 래퍼들이 보완한다. 이하이, 매드클라운, 넬의 김종완 등 객원 보컬들의 지원에 힘입어 앨범은 한층 풍성해졌다. 전통악기의 적극적인 도입으로 한국적인 정취를 진하게 풍기는 '쏘아', 국악과 일렉트로니카, 라틴음악의 퓨전으로 화려함을 뽐내는 '만세', 가스펠 코러스가 은은함을 더하는 '지칠 때면' 등 수록곡들은 전통미, 다양성, 대중성을 아우른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빛바래지 않는 이 경구를 되새기게 만든다. 더불어 래퍼들에게도 분명한 교훈을 전한다. 힙합은 유치한 자기 자랑과 다른 사람 험담이 다가 아님을.
한 줄 평: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무한도전이.
* 호의적인 톤을 요하는 자리에 쓴 글이라서 이렇게 썼다. 기획은 좋았으나 좋은 앨범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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