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음악 (그리고 가요) 대기록 보유자들 원고의 나열

또 한 번 글로벌 톱스타임이 입증됐다. 지난 8월 30일 세계 기네스 협회는 Justin Bieber가 8개의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난폭운전, 음주운전, 공공기물파손, 바지 내려 입기로 쟁취한 기록이 아니다.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은 뮤지션으로서의 기록이다.


스포티파이에서 일주일 사이 가장 많이 재생된 노래('What Do You Mean?', 30,723,708회), 스포티파이에서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재생된 앨범([Purpose], 2억 5백만 회),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동시에 가장 많은 곡을 진입시킨 아티스트(17곡), 빌보드 싱글 차트에 동시에 가장 많은 신곡을 등장시킨 솔로 가수(13곡), UK 싱글 차트 1, 2, 3위를 동시에 차지한 첫 번째 아티스트('Love Yourself'(1위), 'Sorry'(2위), 'What Do You Mean?'(3위)) 이렇게 음악과 관련해 다섯 가지 대기록을 세웠다.

이와 더불어 가장 많은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한 남자 가수(82,235,563명), 유튜브 구독자가 가장 많은 남성(20,711,202명), 유튜브 페이지 조회수가 가장 많은 아티스트(10,478,651,389) 기록도 거머쥐었다. 이란이나 독일의 전 국민이 그의 트위터를 팔로우 하는 셈이며, 지구 인구의 83% 이상이 그의 유튜브를 두 번씩 본 셈이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정말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음악계 대기록의 주인공은 Justin Bieber 말고도 많다. 이들의 기록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며 치밀한 계획과 각고의 노력으로 세워지기도 한다. 대단하고 어떤 면에서는 황당한 기록들을 소개한다.

가장 빨리 팔린 앨범
이 부문 부동의 1위는 N Sync가 2000년에 발표한 [No Strings Attached]였다. 번듯한 외모와 깔끔한 음악으로 축적해 온 인기가 여기서 확 폭발했다. 앨범은 발매 첫 주에 미국 내에서 240만 장 넘게 팔리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3월에 출시된 앨범은 같은 해 12월 미국에서 1천만 장 이상 팔렸다고 집계됐다.


15년 동안 굳건히 영광의 자리를 지킨 기록은 영국 가수 Adele에 의해 깨졌다. 그녀의 3집 [25]는 발매 첫 주 337만 장 이상 판매되며 N Sync의 기록을 아주 손쉽게 갈아치웠다. 그런데 디지털 음원이 대세가 되면서 빌보드는 일정 수 이상의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판매량에 포함하고 있다. 만약 피지컬 음반 판매량만 친다면 N Sync를 넘어설 수 있었을지….

디지털 음원 시대의 호혜를 누렸다고 볼 수 있겠지만 피지컬 음반 판매량도 무척 높았다. 때문에 외국의 몇몇 평론가는 Adele의 음반이 10년 넘게 불황을 겪고 있는 음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들의 예견과 달리 피지컬 음반 시장은 전과 다름없이 그리 생생하지 않다. Adele만 잘됐을 뿐이다.

가장 시끄러운 밴드
영국의 하드록, 헤비메탈 밴드 Deep Purple이 이 기록의 첫 번째 주인공이다. 이들은 1972년 영국의 레인보우 시어터에서 펼친 공연에서 117데시벨을 기록함으로써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110데시벨을 기준으로 하는 자동차 경적 소리와 평균 120데시벨로 측정된 비행기 이륙 시 소리의 중간인 셈이다.


그러나 Deep Purple 이후에도 많은 밴드가 경쟁이라도 하듯 시끄러운 소리 내기에 도전했다. 1976년 The Who의 공연은 스피커로부터 32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측정한 데시벨이 126을 기록했다. Kiss의 2009년 공연은 136데시벨까지 측정됐다. 하지만 민원을 듣고 출동한 경찰의 제지로 급히 소리를 줄여야 했다.

폭음을 무기로 삼은 듯 센 음악을 하는 밴드는 지금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네스북은 청력 손상을 우려해 1994년 이후로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밴드" 부문을 뽑지 않는다.

가장 긴 제목
노래 제목은 간결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의 머릿속에 빠르게 각인될 수 있다. 하지만 진리에 가까운 이 명제를 무시하고 자기 주관대로 제목을 장황하게 짓는 뮤지션들이 꼭 있다. Fall Out Boy가 그런 인물이다. 데뷔 앨범에서 'Tell That Mick He Just Made My List Of Things To Do Today'로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내비치더니 이후로도 'I Slept with Someone In Fall Out Boy And All I Got Was This Stupid Song Written About Me', 'I'm Like A Lawyer With The Way I'm Always Trying To Get You Off (Me & You)' 같은 긴 제목으로 음악팬들의 읽기 능력을 시험했다.


하지만 그들 노래 전에도 눈을 불편하게 하는 긴 제목의 노래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영국 록 밴드 The Faces의 1974년 싱글 'You Can Make Me Dance Sing Or Anything (Even Take The Dog For A Walk, Mend A Fuse, Fold Away The Ironing Board, Or Any Other Domestic Shortcomings)'다. 띄어쓰기와 부호 포함 147자다. 웬만해서는 암기하지 못할 긴 제목을 달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해 영국 싱글 차트 12위를 기록하며 히트했다.

음반을 낼 때마다 큰 폭으로 음악적 변신을 보여 주는 미국의 괴짜 인디 밴드 Of Montreal은 제목 짓는 것도 파격적이었다. 그들이 2001년에 낸 4집(앨범 제목도 길어서 차마 적지 못하겠다.) 중에 이런 제목의 노래가 있다. 'Upon Settling On The Frozen Island, Lecithin Presents Claude And Coquelicot With His Animal Creations For Them To Approve Or Reject (The Rejected Inventions Walk Towards The Reverse Magnetizer)' 띄어쓰기와 부호 포함 193자다.

사실 Of Montreal의 노래는 약과다. 그들 이전에 더 긴 제목을 단 노래가 있었다. 스웨덴의 일렉트로닉 컨트리 그룹 Rednex가 1995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에 수록된 'The Sad But True Story Of Ray Mingus, The Lumberjack Of Bulk Rock City, And His Never Slacking Strive To Exploit The So Far Undiscovered Areas Of The Intention To Bodily Intercourse From The Opposite Species Of His Kind, During Intake Of All The Mental Conditions That Could Be Derived From Fermentation'이 아마도 가장 긴 제목의 노래가 아닐까 하다. 무려 303자다. 그런데 노래의 러닝타임은 2분 20초에 불과하다. 제목을 다 읽고 이게 무슨 뜻인지 생각할 무렵 후렴이 시작될 것이다.


가요 중에도 대중에게 기억되기를 일찌감치 포기한 듯한 긴 제목의 노래가 가끔 나온다. 포크 가수 송시현의 1990년 곡 '조용한 외딴섬에 엄마 새와 어린 새가 정답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띄어쓰기와 부호 포함 44자), 드림 팝 밴드 푸른 새벽이 2006년에 낸 '우리의 대화는 섬과 섬 사이의 심해처럼 알 수 없는 짧은 단어들로 이루어지고 있었다'(46자), 싱어송라이터 채환의 2007년 노래 '나는 이른 아침에 눈을 뜨면서 너의 생각에 잠겨 늦은 밤 잠이 들 때까지 너를 생각해'(47자)가 대표적이다.

가장 짧은 제목

누군가는 한 자리 숫자가 가장 짧다고 생각할 듯하다. Prince And The New Power Generation의 '7' 같은 노래가 대표적인 얘가 될 것이다. 아쉽게도 7을 풀어 쓰면 다섯 음절(Seven)이 된다. 그렇다면 Xzibit의 'X', Omarion의 'O'처럼 알파벳 한 글자로 된 제목은 어떨까? 이것 역시 발음대로 풀어 쓰면 각각 "Ex", "Oh"가 된다. A(Ay), B(Bee), H(Aitch), N(En) 등 모든 알파벳이 최소 두 음절 이상 갖고 있기에 영어로는 가장 짧은 제목 부문의 단독 타이틀을 획득할 수 없다. 아무리 외자를 쓴다고 한들 핑클의 '가', 이현우의 '가' 이렇게 중복되는 제목이 있기 마련이라 어느 나라의 가수도 이 기록을 가져갈 수 없을 것이다.

가장 빠른 래퍼
이 분야의 공인 기록은 Twista가 1992년에 처음 달성했다. 그는 55초 동안 598음절을 소화하며 "세상에서 가장 빠른 래퍼"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같은 해 Rebel XD가 54.9초 동안 674음절을 뱉으며 새롭게 왕좌에 앉게 된다. 그리고 1998년 1분 동안 683음절을 읊어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함부로 넘볼 수 없는 기록은 2005년 51초 동안 723음절을 소화한 No Clue라는 래퍼에 의해 깨졌다. 그러나 절치부심한 Rebel XD는 2008년 42초 동안 852음절을 터뜨리는 래핑으로 다시금 기네스에 이름을 올렸다.

안타깝게도 자기가 일인자라며 떵떵거릴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세상은 넓고 강호는 또 있었다. 2009년 스페인 래퍼 El Chojin이 도전장을 던졌고 한 번의 실패 뒤 1분 동안 921음절을 쏟아 냄으로써 왕위를 빼앗았다. 빠른 래핑은 정말 신기하지만 이들의 래핑을 보면 랩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더 신기하다. 그냥 장문복을 보는 것 같다.

유튜브에서 이들의 도전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2008년 Rebel XD의 도전에는 가장 빠른 속기사를 섭외해 래퍼의 가사를 받아 적게 했다. 상상 이상의 빠른 래핑에 황당해하면서도 그루브를 타며 타자를 치는 속기사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2009년 El Chojin이 세계 신기록에 도전할 때 숨이 가쁜 나머지 눈이 뒤집히고 "히익!" 소리가 날 정도로 크게 날숨을 쉬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웃기다. 세계 최고의 위치에 서기 위해 저렇게 고생을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가장 많은 팬클럽을 보유한 가수

이 분야의 스포트라이트는 Elvis Presley가 받았다. 2001년 기네스 협회는 전 세계적으로 613개의 팬클럽이 활동하고 있으며 팬의 숫자는 510,489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기네스의 집계 이전에 Elvis Presley의 브라질 팬클럽 중 하나인 Graceland가 400개 이상의 팬클럽이 활동 중이라고 알린 바 있다. 지금은 수치에 변동이 생겼을 수 있겠지만 Elvis Presley가 사망한 지 40년이나 지났음에도 저렇게 많은 팬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역시 "로큰롤의 왕"이다.

가장 긴 싱글
보통 대중음악계에서는 3분에서 4분 미만의 러닝타임을 이상적인 길이로 여긴다. 하지만 1960년대 중반부터 환각에 빠져 정신이 몽롱한 상태를 음악으로 표출한 사이키델릭 록이 출현하면서 그동안 지켜 온 암묵적 규범이 깨지게 된다. 물론 Jimi Hendrix의 'Purple Haze', Jefferson Airplane의 'Somebody To Love'처럼 3분이 안 되는 노래도 많긴 하나 The Doors의 'Light My Fire', The Beatles의 'A Day In The Life' 등 5분이 넘는 노래가 쏟아지다시피 나왔다. 아마도 이 장르에서 가장 긴 노래는 17분 5초나 되는 Iron Butterfly의 'In-A-Gadda-Da-Vida'가 아닐까 싶다.


비슷한 무렵 서사적 구조와 상상을 자극하는 묘한 분위기, 탁월한 악기 연주 실력을 강조하는 프로그레시브 록이 발아함으로써 웬만한 사이키델릭 록 노래들보다 더 긴 길이의 곡이 부지기수로 출현한다. 프로그레시브 록의 클래식으로 꼽히는 캐나다 밴드 Rush의 1976년 싱글 '2112'는 20분 34초나 된다. 그런데 이 노래보다 긴 작품도 꽤 많다. 그러나 모든 록 장르 중에서 가장 긴 길이의 싱글은 The Allman Brothers Band의 즉흥연주곡 'Mountain Jam'일 것이다. 무려 33분 41초나 된다.

기네스는 미국 뮤지션 Chris Butler가 1996년에 발표한 'The Devil Glitch'를 가장 긴 노래로 인정했다. 하지만 이 노래가 하나의 정규 앨범으로 나왔기에 가장 긴 싱글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노래는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1972년 장현 And The Men으로 발표된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이 10분 10여 초다. 그런데 이 기록을 "가왕" 조용필이 깬다. 그가 1989년에 발표한 [10집 Part. II] 중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은 19분 56초나 됐다.

가장 짧은 노래
어떤 노래의 전주 역할을 하거나 한 앨범에서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사용되는 인터루드, 스킷이 대체로 짧다. 이런 트랙들 외에 Pink Floyd의 'Stop', The Beatles의 'Her Majesty'처럼 러닝타임이 30초 이하인 노래도 많다.


하지만 영국의 그라인드코어 밴드 Napalm Death의 'You Suffer'에는 그 어떤 노래도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 길이가 달랑 1초다. 소수점 이하 세 자리까지 잰 길이는 1.316초다. 그 짧은 시간을 점령하는 가사도 있지만 워낙 찰나라서 뭐라고 그러는지 들리지도 않는다. 제목과 달리 고통을 느끼기도 전에 끝나 버린다.

플레이와 동시에 엔딩을 맞이하는 'You Suffer'는 싱글로도 출시됐다. 싱글을 구매한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샀을지, 싱글을 볼 때마다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다. 진귀한 기록을 지닌 작품이니 뿌듯해할까? 아니면 너무나도 짧은 길이에 허무함을 느낄까?

가장 많은 "그래미상"을 수상한 프로듀서

Michael Jackson에게 성인 아티스트로서의 전성기를 성공적으로 열어 준 Quincy Jones가 이 부문의 1인자다. 그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1964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27개의 트로피를 받았다. Michael Jackson을 포함한 다른 가수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The Dude], [Back On The Block] 등 자신의 작품으로도 상을 휩쓸어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 21세기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Kanye West가 21개로 Quincy Jones가 세운 기록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2016/09
멜론-멜론매거진-이슈포커스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3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