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영역에 뛰어든 가수 출신 CEO들 원고의 나열

이수만, 양현석, 박진영은 가수 활동으로 터득한 노하우와 감각을 살려 레이블 대표로 성공했다. 최근에는 박재범, Dok2, 팔로알토 등이 CEO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젊은 대표들은 현역 상태를 유지하면서 실력이 뛰어난 후배들을 양성해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많은 음악인이 꿈꾸는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음악계를 떠나 완전히 다른 영역에 도전한 가수도 제법 된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제2의 인생을 개척한 이도 있으며, 가수로 생활할 때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다가 사업으로 대박을 터뜨린 인물도 존재한다. 특별한 끼와 재능으로,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새로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가수들을 헤아려 본다.


송백경 | 카레 요정으로 정착한 힙합 요정
원타임의 송백경은 지난 6월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근황을 공개했다. 그가 카레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사실은 많이들 알고 있지만 방송에서 직접 얘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프라임, Swi.T의 이은주 등과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무가당 활동을 접은 2007년 이후 창업에 매진한 결과 자영업자로 순항을 이어 나가고 있다. 현재는 세 개의 매장을 보유한 번듯한 사업가다.

팬들은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섭섭하다. 송백경이 음식점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가수 활동을 보기가 요원하기 때문이다. 체구가 작아서 귀엽게 느껴졌지만 무대는 활력 넘치게 꾸며서 그의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었다. 안타깝게도 출연한 방송에서 마무리 인사로 "소상공인으로 돌아가겠다."라는 말을 해 바깥으로 드러나는 활동은 없을 예정임을 시사했다. 그래도 최근 이하이의 'Rose' 작곡에 참여한 것처럼 작곡가나 작사가로서 작품을 보여 주기를 희망해 본다.


김준희 | 연예인 쇼핑몰의 대명사가 된 X세대 가수
며칠 전 16살 어린 보디빌더와 연애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한 김준희는 여성 의류 쇼핑몰 대표로 유명하다. 그녀는 직접 쇼핑몰 모델로 나서며 젊은 패션 감각과 미끈한 몸매를 뽐내 오기도 했다. 일련의 활약으로 김준희는 홈쇼핑이나 패션, 미용 관련 프로그램에 꾸준히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사업가로서의 성공, 불혹을 넘긴 나이가 무색한 미모 덕에 그녀는 곧잘 "여성들의 워너비"로 불린다.

젊은 세대한테는 쇼핑몰 대표, 방송인으로 익숙하겠지만 30대 이상의 음악팬들 중에는 가수로 활동하던 때를 먼저 떠올리는 이도 있을 것이다. 김준희는 1994년 6인조 그룹 뮤로 데뷔했다. 뮤는 2년 먼저 데뷔한 5인조 그룹 잼의 제작자인 現 DSP미디어 이호연 대표가 만든 "제2의 잼"이었다. 차별화는 여성 멤버를 한 명 더 들인 것뿐, 메인 작곡가가 동일해 노래 스타일도 잼과 비슷했다. 더욱이 리드 보컬은 잼의 조진수와, 데뷔곡 '새로운 느낌'에서 프리 코러스를 담당한 키 큰 멤버는 잼의 신성빈과 이미지가 흡사해 아류라는 인식이 짙어질 수밖에 없었다.

신선함이 부족했던 탓에 뮤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하지만 김준희는 아니었다. '새로운 느낌'에서 그녀가 외친 "넌 멍청해."라는 가사는 자기표현이 확실한 X세대의 모습으로 다가왔고, 이 발랄하고도 당당한 표현을 통해 김준희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 또 다른 여성 멤버 김나나는 쇼트커트 헤어스타일 때문에 남자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내지 못했던 반면에 김준희는 긴 생머리를 해서 홍일점이 아니었음에도 홍일점으로 여겨졌다.

두 번째 앨범을 내는 과정에서 몰아친 정리해고의 칼바람은 김준희를 비켜 갔지만 2집도 상업적으로 실패함에 따라 뮤는 해체되고 만다. 그럼에도 이호연은 김준희를 내치지 않았다. 이호연은 1996년 체크 출신의 오창훈을 불러들여 듀오 Mountain을 제작한다. 타이틀곡 'Tango Tango'가 약간 인기를 끌었으나 흡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김준희는 Mountain을 끝으로 가요계를 떠났다. 젊은 시절에는 그리 빛나지 못했어도 인생 중반은 화려하니 그때의 활동은 별로 아쉽게 느껴지지 않을 듯하다.


이혜영 | 한때 다리 보험을 들었던 일품 몸매 사업가
이호연은 1994년 여성 듀오 코코도 내놓는다. 잼의 윤현숙과 혼성 트리오 1730의 이혜영으로 이뤄진 팀이었다. 둘 다 남성들한테 인기가 좋았지만 가창력은 볼품없었고, 노래도 작품성이 현저히 떨어져 가수로 성공하기는 어려웠다. 같은 해 출시한 2집 타이틀곡 '요즘 우리는'은 데뷔곡 '그리움으로 지는 너'와 달리 멤버들에게 어울리는 명랑한 기운을 부각해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는 못했다.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한 이혜영은 2000년 솔로 앨범을 발표하지만 이 역시 묻혔다. 노래는 "음악의 신"에서 이상민과의 관계 때문에 이따금 강제로 소환됐을 뿐이다.

이혜영은 2002년 패션 사업에 새롭게 뛰어들었다. 몇 년 뒤에는 홈쇼핑에도 진출해 큰 수익을 올렸다. 2010년 기존 사업에서 손을 뗀 그녀는 2015년 화가로서 첫 전시회를 열며 작가 직함까지 갖게 됐다. 하지만 패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또다시 그녀를 의류업으로 이끌었다. 올가을 이혜영은 새 쇼핑몰을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사이트 운영은 이미 이뤄지는 중. 드레스가 36만 원이 넘는다.


김태욱 | 패밀리 비즈니스의 큰손을 노리는 로커
채시라를 마음속으로 흠모했던 남성들이라면 김태욱을 최고의 승자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채시라가 1990년대를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하나였기에 그녀와 결혼한 김태욱에게는 부러움의 시선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대단해 보이는 그는 사업가로도 잘나가고 있다. 2000년부터 운영해 온 결혼 서비스 업체는 2009년부터 가족과 관계된 모든 행사를 치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규모를 확장했다. 회사는 현재까지 무탈하게 경영되는 중이다.

하지만 김태욱의 가수 커리어는 다소 초라했다. 1991년 발표한 데뷔 앨범 중 '개꿈'이 익살맞은 제목 덕분에 관심을 끌긴 했으나 히트에는 실패했다. 1993년에 출시한 2집의 타이틀곡 '그래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또한 긍정적인 가사와 명쾌한 선율이 매력적이었음에도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1996년에 낸 3집 [Toscani Learns To Rock: 태우기 I]은 본인이 모든 노래를 작사, 작곡하고 일본인 세션을 대동하는 등 전작들보다 더 큰 힘을 쏟아 제작했지만 많은 이의 이목이 쏠리지 않았다. 1999년에 결성한 듀오 노크로서도 히트곡을 배출하지 못했다.

어쩌면 외모가 장애물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당시 록 가수 중에는 신성우와 이덕진이 잘생긴 얼굴로 "테리우스"라는 별명을 들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최용준도 수려한 외모 덕에 많은 여성 팬이 따랐다. 그러나 김태욱은 순박한, 직설적으로 말하면 시골 청년 느낌이 강했다. 여성들의 보편적 취향에 들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세간이 인정하는 미녀 배우를 부인으로 맞이했으니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조민아 | 다른 의미로 빵빵 터지는 빵집 사장님
연예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은 유명함 때문에 유독 주목을 받는다. 걸 그룹 쥬얼리의 조민아가 연 빵집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좋은 평으로 문전성시를 이룬 것이 아니라 악평으로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녀의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의 품질이 그리 훌륭하지 않은 데 반해 상당히 높은 가격이 매겨져 대중의 원성을 샀다. 그리고 아직도 사고 있다. 그럼에도 가게는 여전히 운영되는 중이지만 미운털은 단단히 박힌 상태다.

조민아도 넘치는 사랑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아역 배우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그녀는 2002년 쥬얼리에 합류해 가수 활동을 시작한다. 타이틀곡 'Again'과 후속곡 'Tonight'가 인기를 얻음에 따라 조민아는 단숨에 인기인이 됐다. 이듬해 발표한 3집 타이틀곡 '니가 참 좋아'와 2005년에 낸 4집의 'Super Star'의 연이은 빅히트로 그녀는 완연한 스타로 자리매김한다. 이때가 쥬얼리의 전성기였으며, 연예인 조민아의 황금기이기도 했다.

조민아는 계약이 만료된 2006년 그룹을 나온 뒤부터는 방송 출연이 뜸했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가 2010년 조하랑으로 개명하고 솔로 가수로 나섰지만 잘되지 않았다. 이후에 낸 싱글도 반응이 저조했고, 연기자로도 도드라지지 못했다. 조민아의 연예인 커리어는 오랜 기간 정체기를 겪고 있다.

조민아는 이제는 제과점 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말이 많고 탈이 많지만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후기를 보면 호의적인 평가도 눈에 띈다.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서 그녀가 미는 "우주여신"이라는 별명 따라 빵집이 우주로 진출하는 일이 없기를 소망한다.

멜론-멜론매거진-이슈포커스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5280&startIndex=0

덧글

  • 작두도령 2017/08/04 14:10 #

    마지막 분이 킬링파트였군요ㅎㅎ
    저 분들의 현역/전성기를 보고 자란 탓에
    요즘 간간히 방송 출연하면 반갑더군요.
  • 한동윤 2017/08/05 10:27 #

    네, 저도 그래요~ 오랜만에 방송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옛 기억이 되살아나고...
    나이 들었다는 게 실감이 되기도 하네요ㅠㅠ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