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프로듀서 스페셜 3: 그루비룸(Groovy Room) 원고의 나열


무서운 기세의 신인 | 그루비룸
무명의 시간은 없었다. 어느 순간 수면에 오르더니 바로 유명해졌다. 1994년생 동갑내기 박규정과 이휘민으로 구성된 그루비룸이 음악팬들에게 존재를 드러낸 자리는 2015년 출시된 올티의 첫 번째 정규 음반 [졸업]이었다. 그루비룸은 이곳에서 온화함과 박력, 음울한 기운을 오가는 다채로운 표현과 단단한 사운드를 선보이며 선명한 인상을 전했다. 이로써 그룹의 이름은 얼마 지나지 않아 힙합 신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루비룸은 이후 블락비 바스타즈, 개리, 다이나믹 듀오, 박재범, 오왼 오바도즈, 헤이즈 등 여러 뮤지션과 협업하며 무서운 기세로 인지도를 높였다. 주류와 언더그라운드를 넘나들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그야말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루비룸은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이면 이제 누구나 아는 인사가 됐다.

단숨에 스타의 대열에 든 그룹이 지난달 데뷔 EP [EVERYWHERE]를 발표했다. 작년 말에 맛보기로 선보인 'YNF'와 'Loyalty'를 포함해 총 일곱 곡으로 채운 앨범은 고밀도를 과시한다. 록과 재즈의 인자가 은밀히 집결하는 힙합('Unsigned Hype'), 래칫 뮤직의 특징인 제창을 넣어 흥을 배가한 R&B('Sunday'), 신시사이저 루프로 현대적인 느낌을 들인 레게('어디쯤에'), 일렉트로 펑크풍의 비트로 탄력을 내는 팝('Tell Me') 등 저마다 특색이 분명한 노래들 덕분에 앨범은 무척 호화롭게 느껴진다. 적은 양이 결코 아쉽지 않다.

수록곡들이 지닌 다채로운 모양새는 그루비룸이 음악적 호기심이 충만한 프로듀서임을 넌지시 일러 준다. 동료 가수들에게 제공해 온 지난 작품들로 이미 입증했지만 이들은 트렌디함의 공통분모는 지키면서 매번 색다름을 모색한다. 게다가 귀에 잘 들리는 멜로디는 기본에, 조금도 헐겁지 않은 반주를 내오니 청취자들의 호응은 나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프로듀스한 노래마다 새기는 음성 인장 "Groovy, everywhere."는 그 말처럼 더욱 빠르게 널리 확산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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