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푸르름은 현재진행 중 원고의 나열


시작이 반이다. 목표로 하던 어떤 일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것은 이상을 현실로 나타냈음을 의미한다. 특히 평균 5년 정도의 짧지 않은 기간을 연습생으로 지내는 아이돌 가수들에게 데뷔란 완전히 다른 단계로 이동하는 값진 거사로 여겨진다. 연습생들이라면 시작에 일의 절반을 할애하는 저 속담을 의미심장하게 생각할 듯하다.

가수로 위치가 올라갔다고 해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가요계에 발을 들이면 프로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많은 음악팬의 눈에 들기 위한 아이돌 그룹들의 고군분투는 연일 이어진다. 다양한 활동과 대중성 있는 노래로 열띤 지지를 이끌어 낸 이들 역시 더욱 돋보이고자 노력을 거듭한다. 프리스틴, 모모랜드, 소나무도 더 큰 도약을 준비하며 신발끈을 단단하게 묶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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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나무를 신인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2014년에 데뷔했으니 햇수로만 어느덧 4년차다. 데뷔 EP 출시일이 12월 29일인 것을 고려해 활동을 시작한 때를 이듬해라고 치더라도 벌써 2년 8개월을 넘겼다. 연차가 짧지 않지만 데뷔 초 가요계 트렌드와 동떨어진 '센 언니' 콘셉트를 미는 바람에 주목받는 데 실패했다. 결성 전부터 이들을 응원했던 팬들로서는 기획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었다.

소나무는 2016년 여느 걸 그룹처럼 밝은 분위기를 띤 '넘나 좋은 것'을 기점으로 원치 않았던 과도기를 청산한다. 음원차트 순위는 높지 않았지만 이전 노래들보다 대중성이 강해 은근히, 소소하게 인기를 지속했다. 올해 1월에 출시한 '나 너 좋아해?'에서 소나무는 한층 귀엽고 경쾌한 모습으로 거듭 변화해 많은 음악팬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소나무는 8월 중순에 낸 신곡 '금요일밤'을 통해 한 차례 더 변신을 감행했다. 이번에는 디스코와 뉴웨이브, 일렉트로 펑크의 성분을 버무린 강렬한 댄스곡이다. 클럽에서 금요일 화끈한 밤을 보내는 내용은 경쾌함을 곱절로 늘린다. 음악적 변신도 신선하지만 얼마 전만 해도 소녀 감성을 내비치던 이들이 갑자기 성숙미를 터뜨려 무척 새롭다.

소나무는 이번 신곡에 [HAPPY BOX PART.1]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매력과 콘셉트를 담아 팬들에게 선물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된 시리즈라고 한다. 첫 번째 간행물 '금요일밤'에서 만족스러운 시도를 나타냈기에 앞으로 매월 보여 줄 모습에 기대감이 절로 든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처럼 이들의 변신도 싱싱하게 현재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