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드러난 2018 로큰롤 명예의 전당 후보들 원고의 나열

이달 5일 "2018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를 후보들이 공개됐다. 영광의 자리를 두고 The Zombies, Nina Simone, The Moody Blues, Eurythmics, LL Cool J, Radiohead 등 총 열아홉 팀의 뮤지션이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늘 그랬듯 이번 역시 걸출한 이들이 후보에 선정됐다. 어김없이 별들의 전쟁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박물관도 운영하고 있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 재단은 대중음악에 공헌한 음악인들을 기리는 목적에서 1983년 설립됐다. 헌액 행사는 1986년부터 시작했으며, 전 세계 800명의 대중음악 역사가, 음악계 종사자, 뮤지션의 투표로 헌액자가 결정된다. 또한 싱글이든 정규 앨범이든 첫 음반을 발매한 지 25년 이상 된 이들에게만 후보 자격이 주어진다.

깐깐한 조건을 만족하며 후보로 호명된 뮤지션 중 과연 누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게 될까? 일부 후보들을 도전 횟수로 분류해 살펴본다.


Eurythmics | 나도 알고 당신도 아는 루프
영국 혼성 듀오 Eurythmics는 노래 하나만으로도 후보가 될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룹이 1983년에 발표한 'Sweet Dreams (Are Made Of This)'는 100회 넘게 다른 가수의 노래에 차용됐다. Marilyn Manson, The Soul Rebels Brass Band, Yo La Tengo 등에 의해 리메이크도 수십 차례 이뤄졌다. 노래가 지닌 근사한 루프는 신스팝, 뉴웨이브 음악이 인기를 얻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Eurythmics는 이후 히트를 지속하며 음울하고 고혹적인 신스팝의 대표 아티스트로 등극한다. 물론 이들에게는 경쾌한 노래도 많았다. 하지만 리드 싱어 Annie Lennox의 중성적인 음색은 어두운 톤의 음악에서 한층 돋보였다. 그룹의 다른 한 축 David A. Stewart의 감각적인 프로듀싱은 Eurythmics를 빛나게 한 기본 동력이었다.


Rage Against The Machine | 왕위에 오를 자격이 있는 밴드
로큰롤이 기성세대의 가치관에 대립하는 음악이라는 점에서 Rage Against The Machine은 명예의 전당에 올라 마땅하다. 이들은 리메이크로 꾸린 4집을 제외한 나머지 석 장의 앨범을 통해 부패한 기득권,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사회의 병폐에 맞서 싸웠다. "록 투사"라는 수식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 없다.

정치사회적 쟁점을 다룬 노랫말도 훌륭했지만 Rage Against The Machine은 음악으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Tom Morello의 화려한 기타 연주, Zack de la Rocha의 날카롭고도 괄괄한 보컬은 랩 메탈의 특성을 압축하는 표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 밴드의 데뷔 앨범이 출시된 뒤 랩 메탈 신은 빠르게 체구를 키워 갔다. Rage Against The Machine이 옹골찬 음악으로 랩 메탈의 성황을 이끈 셈이다.


Bon Jovi | 록 전도사는 바로 이분들
록 음악 골수팬들 중에는 Bon Jovi가 후보에 오른 것을 탐탁지 않게 보는 이도 있을 듯하다. 음악이 이렇다 할 변화 없이 답보한다는 사실 때문에 Bon Jovi는 적잖은 록 마니아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아 오고 있다. Bon Jovi의 음악은 여전히 생생하고 거칠지만 스타일에 대한 고집은 팬들에게 지루함을 안기고 말았다.

그러나 듣기 좋은 노래를 들려준 밴드의 역사를 간과할 수 없다. 데뷔 싱글 'Runaway'를 비롯해 'Livin' On A Prayer', 'It's My Life' 등 Bon Jovi는 강렬하면서도 까다롭지 않은 음악을 통해 록에 대한 친밀감을 높였다. 우리나라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Bon Jovi의 노래는 단골처럼 출현한다. 록을 많은 대중에게 전달한 공적은 뚜렷하다.


The Cars | 영국의 침략에 맞선 미국 뉴웨이브
1970년대 후반에 데뷔한 미국 밴드 The Cars는 여섯 장의 정규 앨범을 내고 1988년 해체했으나 히트곡은 제법 많이 보유했다. 'Shake It Up', 'You Might Think', 'Drive' 같은 노래들은 많은 후배 뮤지션에 의해 리메이크됐으며, 영화나 드라마 배경음악으로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 밴드는 주행을 멈췄지만 음악은 여전히 달린다. 덕분에 젊은 음악팬들에게도 The Cars는 그리 낯설지 않다.

The Cars는 어쩌면 1980년대 미국의 자존심이라고 부를 만하다. 198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뉴웨이브 음악과 신스팝을 앞세운 "영국의 두 번째 침공"(Second British Invasion)이 이뤄진 시기다. 많은 영국 밴드가 미국에 진출할 때 The Cars는 미국산 뉴웨이브로 영국 차트를 활보했다. The Blondie와 더불어 미국 뉴웨이브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LL Cool J | 힙합의 중요한 역사를 쓴 인물
지금은 주로 시상식이나 방송 프로그램 사회자로 활약하고 있지만 래퍼 LL Cool J는 힙합의 아이콘 같은 존재다. 휴대용 대형 오디오 플레이어인 붐박스(Boombox)와 "캥골"(Kangol) 브랜드의 모자, 트레이닝 룩 등 힙합 하면 떠오르는 소품과 패션을 LL Cool J가 유행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에 'I Need Love' 같은 노래로 랩 발라드 분야를 개척하기도 했다.

1985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 [Radio]는 힙합이 올드 스쿨에서 뉴 스쿨로 넘어가는 시기의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이 앨범에서 뉴 스쿨의 특징인 록 음악과의 퓨전을 행했으니 LL Cool J는 로큰롤과 밀접한 관계를 이룬 인물이기도 하다. 여성들은 자기를 사랑한다(예명은 "Ladies Love Cool James."의 줄임)고 했던 그가 이번에는 명예의 전당의 사랑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The J. Geils Band | 합격엿이라도 드시고 오세요
미국 록 밴드 The J. Geils Band는 1981년에 낸 'Centerfold'가 송대관의 대표곡 '해 뜰 날'을 표절했다는 주장으로 국내 음악팬들에게 유명하다. 이 문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좋지 않은 눈길을 받을 수 있겠으나 자국에서 The J. Geils Band의 평판은 늘 좋았다. 1970년대에는 블루스 록의 전파자로 활발히 활동했으며, 1980년대 들어서는 뉴웨이브를 시도함으로써 음악적 쇄신을 기하는 등 전통의 고수와 변화를 고르게 소화한 덕이다.

The J. Geils Band가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무려 다섯 번째다. 네 번이나 낙방한 터라 밴드 멤버들은 심통이 나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을 비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올해 4월 밴드의 리더 J. Geils가 별세했으니 동정표를 많이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추가 정보
네티즌 온라인 투표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 홈페이지(http://www.rockhall.com/fan-vote/2018-fan-vote)에서 12월 5일까지 진행된다.

재단이 후보로 발표한 열아홉 팀의 뮤지션 중 Kate Bush, Dire Straits, Eurythmics, Judas Priest, The Moody Blues, Radiohead, Rage Against The Machine, Nina Simone, Sister Rosetta Tharpe는 이번에 처음 후보로 올랐다.

Bon Jovi, Depeche Mode, Rufus featuring Chaka Khan, Link Wray는 두 번째, The Cars, MC5, The Zombies는 세 번째, LL Cool J, The Meters는 네 번째, J. Geils Band는 다섯 번째 후보 등극이다.

멜론-멜론매거진-이슈포커스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5590&startIndex=0

덧글

  • 이글루스 알리미 2017/10/27 08:20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10월 27일 줌(zum.com) 메인의 [허브줌 컬처]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한동윤 2017/10/27 10:43 #

    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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