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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캔디(Braincandy) <A.I.D.(Anti Imbalanced Diet) : 편식하지 맙시다>

천편일률적인 음악이 판을 치는 가요계를 향한 탄식 섞인 발언일까, 아니면 '우리 음악도 한 번 들어봐 달라'는 식의 단순한 홍보나 권유형 문장일까. 말투는 살살 달래는 것일 수도 있고 웅변조일 수도 있다. 마치는 부호가 느낌표로 되어 있었다면 더 강한 의미 전달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그나마 느낄 수 있었겠지만, 어찌 됐든 심통이 나도 단단히 난 것처럼 보이는 앨범 타이틀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기에는 왠지 모르게 아쉬울 정도다. 음반 매장 한쪽 외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도 근처에만 간다면 시선을 끄는 데에는 그럭저럭 성공할 듯하다.

앨범 부클릿의 면면을 채우는 음식물 모델들(먹을거리라고 하기에는 모호한 것도 있지만)의 사진은 더욱 흥미롭다. 그래서 저 먼 옛날 생물수업 시간에 배운, 혹은 배웠다고는 하는 영양소와 비타민에 관한 기억의 파편들을 암흑으로 도배된 뇌에서 어렵게 끄집어내는 과정을 다시 한 번 거쳐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드는 이도 있을 테다. 키토산, 포화지방이 많은 바닷가재, 생선, 번데기에 닭까지 잡아서 대동한 걸 보니 음악적으로도 여러 가지 메뉴를 장만해 필수아미노산은 책임지겠다는 굳은 결의처럼 보인다. 경제원칙에 입각한 이들의 행동, 이미지에서 최소한의 섭외 비용으로 강한 의미를 전달하는 감각 또한 남다르다.

그러나 이들이 만들어내는 음식의 메인 재료는 전자 음악이며 조리 후 약간의 맛과 모양새만 달리할 따름이다. 보이는 반찬은 많지만 결국 주원료는 하나이니 조금은 물릴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푸짐하게는 차려놓았으나 예를 들어 반숙 오믈렛과 계란탕에 계란 프라이, 계란말이, 계란 장조림 등등 한 가지 재료의 요리로만 집중 투하된 식단과 비교하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야 언급하는 가수의 이름 브레인캔디(Braincandy), 그마저도 생소한 이들은 디제이, 다큐멘터리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Drak.K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YongBro의 프로듀싱 유닛으로서 정규 앨범 발표 이전 더 캣 하우스(The Cat House), 오리엔탱고(Orientango) 등의 음반에 참여하며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본 작품에서는 랩에 M.Jin, 노래에는 J-Hen, 임현진, 박하림, 김인영 이렇게 5명의 객원 보컬을 두어 음성에서 화려한 색채를 보이고자 한다. 일렉트로니카에 근간을 둔 그룹답게 드럼 앤 베이스, IDM, 힙 하우스, 인더스트리얼 등 전자 음악의 다채로운 영역을 왕복하는 것이 특징이며 마니아적인 사운드를 연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중적인 요소를 가필해 두 층을 엮으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한 교결(交結)의 시도는 타이틀곡 'Lava Tea'에서 잘 드러난다. 미니멀한 다운비트로 전체적인 틀을 구성해 냉랭한 대기를 형성하고 있지만 보컬 파트에서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멜로디의 이음이 차분하고 풍성한 멋을 전한다. 더욱이 간주에서 짤막하게 흐르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반주와 목소리가 지닌 개별 기질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대중과 친화력을 갖는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깊었던 탓인지, 후반부의 코러스는 복고 지향이 반갑긴 하나 도리어 아마추어적인 느낌이 진하다. 예스런 분위긴 좋지만 브레이크 리폼(Break Reform)과 '연극이 끝난 후'의 만남은 어색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일렉트로닉 뮤직의 전형을 보여주는 노래들도 있다. '휴(休) (Happy Memories)'는 보코더로 음성을 처리하여 일렉트로니카의 기계적 성향을 날카롭게 내비친다. 드럼 앤 베이스 비트에 정신없이 신시사이저 음이 떨어지는 'Timing'은 박하림의 힘 있는 보컬이 더해져 강렬한 원기를 발산하며, 끊임없이 반복되는 성가 같은 음원과 전자음이 난폭하게 주행하는 'Collapse', 꽹과리가 하이햇을 대신해 더욱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는 'Shoot To The Flash'는 브레인캔디의 탁월한 비트 구성, 편곡 능력을 자랑하는 곡이다.

한 곡, 한 곡을 창의적으로 만들어내고 스타일리시하게 가꾸는 작업은 깔끔하게 해내고 있지만 편식하지 말자는 그들의 기조에 맞춘 여러 모양의 음악은 호화로움도 가득하지만 산만한 느낌 또한 적지 않다. 되도록 많은 스타일을 한꺼번에 보여주려는 욕심이 앨범 흐름에 통일성을 부여하는 작업보다 앞서간 듯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철분 함유량이 많은 전자 음악이라면 무조건 OK를 외치는 식도락가들에게 브레인캔디와의 대면은 분명히 즐거운 한 상(床)이 될 것 같다.

2007/06 한동윤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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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솔로 | 2007/10/11 13:44 | 원고의 나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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